모네의 정원 37

역자가 말한다 <스피노자와 그의 친구들>

교수신문 2024년 12월 16일자에 실린 글이다.  역자가 말하다_『스피노자와 그의 친구들』 막심 로베르 지음|박영옥 옮김|555쪽|인간사랑 “우리는 상호적으로 타인의 현자일 뿐”...스스로 현명하지 않아 “인간의 지혜란 그것이 우연히 발생할 수도 있지만,근본적으로 사람들 간의 상호작용에 의해서 산출된 결과들에의존한다는 것을 보여주고자 한다. 그래서 우리 주변의 사람들이우리를 진정시키거나 우리가 사태를 명확하게 보는 것을 돕기 위해서우주적 정신을 가질 필요는 없다.” 2017년 출간되고 2019년 문고판까지 나온 철학자 막심 로베르의 Le clan Spinoza의 번역 의뢰를 받았을 때, 프랑스 안과 밖에서의 이 책의 성공 여부와 상관없이, 일단 내 머릿속에 떠오른 사람은 스티븐 내들려 미국 위스콘신대..

모네의 정원 2025.01.03

스피노자와 그의 친구들

책이 나왔다. 오래 걸렸다. 소설이라기에는 너무 철학적이고, 철학이라기에는 너무 소설적이고 역사적인 이 책은 스피노자와 그의 친구들의 이야기다. 이 책이 스피노자와 그의 친구들의 삶과 투쟁을 복원하고자 소설적 형식을 빌렸다고 할지라도, 이 책은 역사적 사실에 근거한 허구가 아니라, 모든 문학적 수단을 다 동원해서 오늘날 사라진 한 세계의 진리에 접근하기 위한 탐구다.  이 책은  스피노자 한 사람에 대한 전기가 아니다. 이 책의 제목 가 지시하듯이, 영화 처럼, 스피노자를 중심으로 모인 사람들의 이야기다. 그들 간의 우정과 사랑 그리고 자유를 위한 그들의 투쟁에 대한 이야기다. 철학자는 사막에서 홀로 태어나는 것이 아니라, 맑스가 말한 것처럼, 그가 처한 경제 정치적 조건 아래에서 태어나듯이 스피노자의 ..

모네의 정원 2024.10.16

오늘 하루만이라도

2월 겨울, 스산한 겨울에 쓸쓸한 한국방문 중 동네 서점에서 시집을 한 권 샀다. 황동규의 . 시인은 표지글에 고 그런데 고 말한다. 시인은 면서, 이라고 생각하며 살았다고 한다. 시인에게 오늘도 시를 쓰도록 이끈 것은 길을 밝히고 길을 내던 횃불이 아니라, 안개에 갇혀 출항 못하는 작은 배의 선장실에 어둠보다는 낫다며 선장이 켜놓고 내린 아주 희미한 이었다고 말한다. 불빛 한 점 한창때 그대의 시는 그대의 앞길 밝혀주던 횃불이었어. 어지러운 세상 속으로 없던 길 내고 그대를 가게 했지. 그대가 길이었어. 60년이 바람처럼 오고갔다. 이제 그대의 눈 어둑어둑, 도로 표지판도 제대로 읽어내지 못하고 표지판들이 일 없인 들어오지 말하고 말리게끔 되었어. 이제 그대의 시는 안개에 갇혀 출항 못하는 조그만 배 ..

모네의 정원 2023.02.28

오스티나토

Sans cesse de là-bas où le je n'est plus qu'un il douloureusement proche, douloureusement étranger, tantôt surgi d'ailleurs et de nulle part, tantôt né sur place et comme déchargé par les mots de tout le poids de la mémoire qui subor- donne la vérité d'une vie à la vérité des faits. L.R. des Forêts, Ostinato Ostinato oder Rhythmische Ordnung, 1957 끊임없이 저기에서 나는 더 이상 하나가 아니다 그 나는 아프게 가깝고 아프게 낯설다. ..

모네의 정원 2022.03.22

달리기, 기욤 르 블랑

역자 후기: 하찮음이 진지함이 된다면 우리에게는 『안과 밖: 외국인의 조건』으로 처음 소개 되었던 일상의 철학자, 깡귀렘과 푸코의 유산 아래서 일상의 삶들을 위태롭게 하는 것들, 그 삶들 안에 각인된 상처받을 수 있음을 질문하는 철학자, 기욤 르 블랑은 이번에는 아주 특이한 방식으로 지금까지 철학에서 제외된 일상의 삶들 안에 각인된 ‘하찮음’을 질문한다. 누가 어떤 것은 미리 사유가 될 자격이 있고, 다른 것은 그렇지 않다고 선언할까? 1년에 한 번은 마라톤에 참여하는 주자이기도 한 철학자-주자인 르 블랑은 이 책을 통해 오늘날, 따라잡을 수 없을 만큼 빠르게 움직이는 세계, 그 세계를 따라잡기 위해 뛰는 우리에게 철학이란 무엇인가를 질문한다. 우리는 매일 무엇을 쫓아서 달리는가? 매일 아침 직장으로 학..

모네의 정원 2021.01.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