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난이란 개념이 장르로서 종말론적인 문학과 애가(예레미아)의 전통을 상기시킨다면, 반면 이것들은 블랑쇼가 『재난의 글쓰기』 안에서 사용하는 재난의 개념 속으로 전적으로 들어오지 않는다. 블랑쇼는 특히 이 개념을 단편들로 구성된 『재난의 글쓰기』(1980) 안에서 전개했다. 이 책은 그보다 7년 앞서 나온 『저 너머로 가는 발걸음』의 2부처럼 형성되었다. 현재 지적인 영역 안에서 이 개념은 수용소와 인종말살에 대한 증언의 텍스트들을 통합하기에 이르렀다. 재난은 역사의 천재지변과 같은 사건을 고려하는 것이 아니라, 글쓰기 그 자체를 재난이 그 자체로 드러나는 장소로 만드는 것이다. 생존자의 글쓰기 이상으로. 재난은 돌아온 자의 진술의 장소이다. 사라진 자들의 목소리를 체화하는 유령의 언어. 재난은 묘지도 없..