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랑쇼

단편의 요구

aurorepark 2015. 8. 1. 08:31

◆ 시간의 차이가 있을 것이다, 공간의 차이가 있는 것처럼, 시간에도 공간에도 속하지 않는, 이 차이 안에서 우리는 글쓰기에 이를 것이다. (저 너머로의 걸음, Le pas au-delà, p. 100)


다시 쓰면,


◆ 공간적 간격이 있는 것처럼, 시간적 간격이 있을 것이다. 그것은 시간에도 공간에도 속하지 않는다. 이 간격 안에서 우리는 글쓰기에 이를 것이다.


또 다시 써 보면,


◆ 공간에 단절이 있는 것처럼, 시간에 단절이 있을 것이다. 시간에도 공간에도 속하지 않는 이 단절 안에서, 우리는 글쓰기에 이를 것이다.


un écart de temps,  un écart de lieu, 간격, 거리, 벌어짐, 차이, 떼어냄, 분리, 단절, 불연속성을 의미한다. 그런데 여기서 간격은 두 개의 것 사이의 거리를 의미하지 않는다. 시간 그 자체에, 공간 그 자체에 속한 단절, 거리, 벌어짐, 단절, 불연속을 말할 것이다. 그런데 블랑쇼는 서둘러서 덧붙이기를 그 간격은 시간에도 공간에도 속하지 않는다고 말한다. 속함이 한 실체의 속성을 보증한다면, 이 보증을 처음부터 배제하기 위한 글쓰기의 전략. 현전도 부재도 아닌 단절, 간격.


글쓰기의 행위는 이 간격, 이 단절을 함축한다. 글쓰기에 본질에 속하는 이 불연속이 사물들의 가장 깊은 곳에서 실재의 구조 자체를 의미한다면, 세계는 완성된 어떤 것이 아니라, 이미 부서진, 조각난 것일 것이다. 이때, 글쓰기는 이 조각난 것들에, 실재의 불연속에 대답일 것이며, 언어와의의 불연속적 관계일 것이다. "글쓰기가 이미 항상 언어와의ㅡ그것이 말해진 담론이든, 써진 담론이든 간에ㅡ단절"(무한과의 대화)인 경우에 말이다.


◆ 단편적인 것le fragmentaire. 그것에서 무엇이 우리에게 도래하는가? 질문, 요구, 실천적 결심? 단편적인 것과의 관계에서만 글을 쓸 수 있다는 것, 그것은 단편들로par fragments 글을 쓴다는 것을 말하지 않는다. 다만 단편이 그 자체 단편적인 것을 위한 징후인 경우를 제외하고. 단편적인 것을 생각하는 것, 중성적인 것과의 관계에서 그것을 생각하는 것, 그 둘은 함께 말해지는 것처럼 보인다. 그런데 마치 서로의 밖에 존재하는 것처럼 현전의 공동체 없이 말이다. 단편적인 것. 글쓰기는 모든 것이 이미 다 말해졌을 때, 단편적인 것에 속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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