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네의 정원

누군가의, 누군가에게도 속하지 않은 장미

aurorepark 2010. 2. 17. 06:56



PSAUME

...


Un rien 

nous étions, nous sommes, nous

resterons, en fleur :

la rose de rien, de 

personne.

...


Paul Celan


시편

...


아무 것도 아닌

우리, 우리는 존재하며, 우리는

꽃으로, 남을 것이다 :

아무 것도 아닌 것의, 누군가의

장미로


                                                                                             ...


                                                                       폴 슬렝


PSALM

...


Ein Nichts

waren wir, sind wir, werden

wir bleiben, blühend:

die Nichts - die

Niemandsrose

...


이 시는 슬렝의 시집 <La rose de personne><누군가의, 누군가에게도 속하지 않은 장미>라는 시집의 '시편'의 세번째 연이다. 이 시집이 제목의  de personne은 그 말이 지시하듯이 누군가에게 속한 장미이면서, personne이 말하듯, 누구에게도 속하지 않은 장미이다. 이 누군가에 가위표를 쳐서 써야하는 지도 모른다. 블랑쇼의 personne의 사용에서도 보이는 이 이중적인 사용은 슬렝의 시에서도 그대로 읽을 수 있다. 이 시의 제목이 '시편'이듯이 이 시는 다비드의 시편 103을 연상시킨다. 레비나스가 즐겨 인용하는 부분이다. "신은 우리가 무엇으로 빚어졌는지를 안다. 그는 우리가 먼지였다는 것을 기억한다. 인간! 그들의 나날은 풀과 같고, 저 들판의 꽃처럼 핀다." 이 장미, 아무 것도 아닌, 누군가의 장미는 이 먼지를 연상시킨다. 그 누군가는 아마도 '신'이라면, 장미는 신에게 속한 동시에 속하지 않는 인간을 말할 것이다. 언제 이 시 전체를 읽을 것이다.


*


 폴 슬렝과 파울 첼란 이 둘은 모두 Paul Celan이라고 적는다.

쓰기가 같으나 읽기가  다른다.

나에게 폴 슬렝은 한 없이 가까우나,

파울 첼란은 나에게 한 없이 낯설다

이 둘이 같은 사람인지 의심스럽기조차하다.

다른 이름에 익숙해질 때까지 나는 그를 계속 폴 슬렝이라고 부를 것이다.

아!